AI 행동 분석으로 발달장애인 사회적응 돕는다
- AI 기반 행동 분석 시스템은 발달장애인, 그들의 가족, 그리고 관련 전문가에게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21세기 학문의 신대륙을 찾아서 ③
국가·사회 난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인문사회 연구의 대표적인 성과 사례를 소개한다. 기존 인문사회 학문 분야의 벽을 넘어선 새로운 문제의식과 융합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혁신 연구의 결과다. 인문사회통합성과확산센터(센터장 노영희 건국대 교수)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사업(HK/HK+)과 융합연구지원사업의 연구성과 우수성, 파급효과 및 활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6명의 심사위원이 우수성과 20곳을 선정했다.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으로 양육자와 전문가의 상해 사례가 증가하면서 기존 돌봄 체계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3월 28일 이 문제에 화답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사업을 오는 6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돌봄의 국가책임제 도입을 예고한 것이다.
자신과 타인도 위협하는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은 장애로 인해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소통의 장벽은 도전적 행동이라고 부르는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이 행동은 발달장애인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주기도 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박경옥 대구대 경산캠퍼스 초등특수교육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AIoT(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기술을 활용해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과 돌봄 지원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장애인 고립 예방을 위한 AIoT 활용 지속 가능한 24시간 교육·돌봄 지원체계 개발」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연구는 발달장애인이 겪는 도전적 행동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돌봄의 고립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박경옥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막기 위한 단순한 행동 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사회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AI 시스템이 19가지 공격행동 유형 식별
먼저 연구팀은 다양한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인공지능으로 유형과 형태별로 수집하고 빅데이터화한 후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도전적 행동을 크게 신체적·언어적 공격행동, 자해 행동으로 유형화하고, 세부적으로는 19개의 유형으로 나누었다. 꼬집기·당기기·때리기·할퀴기 등이 해당한다.
AI 학습 데이터는 대구대 사범대학 내 재학 중인 예비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한 후, 이 학생들과 19개의 시급한 공격행동 유형을 연출하고 촬영했다. 이 과정으로 2만 2천 개 이상의 모방 데이터 영상을 제작했고, 이 영상을 토대로 AI 시스템이 발달장애인의 공격행동을 학습했다.
도전적 행동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머리를 때리는 행동에서 횟수와 지속시간,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주로 이 행동이 나타나는지 등을 자세히 기록한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전략을 세우고 행동 중재 교육을 진행한다.
지난해 2차 연도에 개발된 AI 시스템은 특수학교 발달장애 고등학생의 행동 패턴을 분석, 행동의 기능과 원인을 정확히 파악했다. AI는 머리에 헤드기어를 쓸 만큼 심각한 자해 행동을 보이는 학생의 도전적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AI가 기록한 데이터는 전문가가 관찰하고 기록한 행동 데이터와 약 90% 일치했다.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양상을 기록하는 것은 도전적 행동을 줄이는 교육을 하는 데 기본이 된다. 하지만 전문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자세히 관찰해야 하므로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이것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행동중재 전문가도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AI는 행동중재 전문가가 일정 시간 동안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대신해 줘 현장에서는 매우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AI 기반 행동 분석 시스템의 성공적인 개발과 적용 기술이 발달장애인의 행동 이해와 중재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이는 발달장애인, 그들의 가족, 그리고 관련 전문가에게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시스템을 추후 비장애 학생의 문제 행동이나 치매, 정신적 질환의 재활치료, 농어촌과 같은 물리적인 제약이 있는 사례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성 발달 돕는 메타버스 교육콘텐츠 개발
이번 연구는 발달장애 학생의 도전적 행동을 줄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회성 기술을 개발하는 데까지 확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가상 환경에서 실제 사회적 상황을 경험하고 필요한 사회성 기술을 반복 학습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교육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예를 들면 ‘선생님과 헤어질 때 해야 할 올바른 인사말은?’과 같은 질문을 주고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와 같은 보기가 제시되고 답을 고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안전한 학습 환경에서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을 탐색하고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며 긍정적 행동 지원(PBIS) 원칙에 기초해 특수교육 교육과정과 연결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메타버스 안에서 해당 학생에게 어떤 프로그램이 적합한지까지 분석해서 제안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연구진은 특수교육 분야의 기술을 적용해 발달장애 학생의 학습과 행동 관리를 지원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또한 개발하고 있다. 피질시각장애(Cortical Visual Impairment, CVI) 학생을 위한 소리 나는 키보드, 발달장애 학생의 행동 중재 시 사용될 수 있는 앱 기반 타이머, 그리고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 강도를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웹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박경옥 교수는 “AI 기반 행동 분석 시스템과 메타버스 플랫폼의 결합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예방과 긴급 상황 대응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행동 중재를 위한 지원 종사자에게도 안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출처: 2024년 04월 09일 교수신문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18082
